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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는 잃었어도 외양간은 제대로 고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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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가 나타났다. 전자현미경 없이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존재들이 자기보다 몇 천 만 배 더 큰 인간들을 상대로 맹위를 떨친다. 첨단의 21세기에 아직 치료제는커녕 정확한 감염경로조차 밝혀지지 않은 그들. 스스로 이동 능력조차 없는 그들은 인류가 만든 교통수단에 무임승차하여 대륙을 넘나들며 팬대믹(pandemic, 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을 일으킨다.

2016년 국민 안전체감도 조사 결과, 자연재해, 교통사고, 시설물 붕괴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신종전염병이 체감위험도 1위를 차지했었다. 사스(SARS), 신종플루, 메르스(MERS) 등 이름도 생소한 바이러스들이 2~3년에 한번 꼴로 창궐한 직후였으니, 신종전염병이 가장 위험한 존재로 인식된 건 당연했다. 뼈아팠던 메르스의 교훈 이후 의료계는 병원 내 2차 감염을 방지하는데 총력을 기울였고 그 결과 응급의료체계와 병문안문화가 크게 개선되었다고 한다. 그 영향인지 2019년에는 위험도 1위가 환경오염으로 바뀌고 전염병은 상대적으로 가장 안전하게 여겨지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우리 관심이 미세먼지로 옮아간 사이, 바이러스는 조용히 변이를 거듭해 더 독하고 강해져서 돌아왔다. 몇 년 만에 다시 바이러스 패닉이 시작되고 보니, 지난번 소를 잃었을 때 쏠렸던 범국민적 관심에 비해서는 외양간 고치기가 너무 기본적인 정비에만 그친 것 아닌지 반성하게 된다.

무엇보다 역학조사를 개인 기억이나 설문조사, 의료기록, 신용카드 결제 이력 등 단편적이고 불완전한 데이터에 의존한다는 것이 안타깝다. 물론 개인의 사생활은 어떤 경우에도 지켜져야 하지만, 공공 안전에 위협이 될 경우를 대비한 최소한의 안전망은 마련해 뒀어야 하지 않을까? 개인, 상업 목적의 스마트 디바이스 데이터가 유사시에 제대로 활용만 되었더라도 지역사회를 지키는 안전망의 역할을 해낼 수 있었다. 의료진과 관련기관으로 개인의 건강·의료 기록, 여행·방문이력 등 진단에 필요한 정보를 즉시 일괄 제공하거나, 접촉자의 수와 소재 파악 등 역학조사 전 과정에 스마트 기술은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 주었을 것이다. 물론 개인의 사생활은 철저하게 보호되어야 하므로, 개인 데이터를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는 이중삼중의 안전장치도 함께 마련해둘 수 있었을 것이다.

바이러스의 공격은 호흡기를 파괴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불확실성 하에서의 막연한 공포심과 그로 인한 폐쇄적 태도를 유발하여, 마치 생태계를 파괴한 인류에 대한 복수라도 하려는 듯, 사람들의 일상을 무너뜨리고 국가의 정치와 경제까지 뒤흔들어 놓는다. 일부 확진 환자가 자유롭게 지역사회 활동을 했다고 하면 불안감이 더 커지니 나라 문을 닫아걸자는 여론으로까지 번지는 것도 인지상정이다. ‘혹시 나도?’하고 막연히 불안해하는 사람들을 과민하다 탓할 수만은 없다. 미세먼지 앱처럼 오늘 내가 다닐 경로는 안전할 거라는 ‘좋음’ 표시 같은 거라도 하나 있었다면 사람들 마음이 좀 놓이지 않았을까.

출처 : 경북매일(http://www.kbmaeil.com)

3.0과 4.0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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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시티 연구를 하다 보니 소위 ‘4차 산업혁명 관련 내용’으로 강의해 달라는 요청을 더러 받게 된다. 학생, 기업, 공무원, 일반 시민 등 강의 대상은 그때그때 다르지만, 청중들로부터 비슷한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4차산업혁명이나 스마트시대는 자동화 시대의 연속이거나 아직 막연히 먼 미래 아닌가요? 얼마 전까지도 이제 곧 모든 게 자동화될 거라며 세상이 떠들썩했는데 주변을 보면 갈 길이 멀지 않은가요?”

떠들썩했던 3.0 시대의 등장을 기억한다. 컴퓨터와 인터넷을 앞세운 3.0의 시대는 마치 폭주하는 마법사처럼 ‘자동화’의 마술지팡이를 휘두르며 이 세상 모든 것들을 변화시켜버릴 기세로 우리 삶 속으로 날아 들어왔었다. 산업, 시장, 리더십, 조직, 일자리, 웹, 미디어 등 우리에게 익숙했던 거의 모든 것들에 유행처럼 3.0이라는 숫자가 붙었다. 신기하게도 3.0이라 불리게 된 순간, 마법에라도 걸린 듯, 그 이전의 것들은 일제히 낡고 무능해 보이기 시작했다. 증기기관이 이끈 산업혁명의 시대를 1.0으로, 조립생산 라인이 가져온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시대를 2.0으로, 누가 봐도 오래된 것임이 명백하도록 선을 딱 그어 놓은 다음 주인공처럼 마지막에 등장했으니 그럴 만 했다.

그러나 3.0시대가 불러온 보다 의미 있는 변화는 그 이후에 시작되었다. 강력한 컴퓨팅 파워에 힘입은 자동화의 물결은 산업현장에서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그 결과, 제품을 만들면 팔리는 공급자가 ‘갑’인 시대는 끝났고, 시장에서는 기업들 간의 무한 경쟁이 시작되었다. 기업들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시장이나 소비자를 바라보는 관점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람을 시장, 혹은 단순한 소비의 주체로만 바라보던 대량생산, 대량소비 시대의 무모함을 반성하게 되었고, 이제 사용자를 이성과 감성, 취향과 영혼을 가진 전인적 존재로 인식하고 ‘고객’이라 칭하며 모시기 시작한 것이다.

3.0시대로의 변화가 아직 미치지 못한 산업 분야도 적지 않은데, 이미 세상은 4.0의 시대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고 하니, 3.0과 4.0의 차이가 ‘허상’으로 느껴질 만도 하다. 그런데 엄밀히 말하면 3.0과 4.0은 순차적인 개념이 아니라 서로 효능이 다른 ‘마술지팡이’로 봐야 한다. 3.0시대의 마술지팡이가 사람의 역할을 대체할 자동화 대상을 찾아내는 데 주로 쓰였다면, 4.0시대 마술지팡이의 효능은 연결성과 지능화의 대상을 찾아 사람이 하는 일을 돕는데 있기 때문이다.

자동화를 무리하게 추진하여 생태계 내의 저항이나 마찰을 야기하는 ‘자동화의 늪’에 빠져 실패하는 기업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자동차 업계는 미래차의 전략적 방향성을 무인차가 아닌 자율주행차로 조정하여 운전자 탑승여부가 아니라 연결성과 지능화를 통해 차량이 스스로 판단하고 주행하는 기술에 집중함으로써 그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자신의 분야가 지금 비슷한 난관에 부딪혀 있다면 서둘러 마술지팡이를 바꿔 드는 것을 권하고 싶다. 3.0시대의 지팡이를 과감히 버리고 4.0시대의 지팡이로 갈아탄다면 더 쉽고 확실한 답을 찾을 수도 있지 않을까.

출처 : 경북매일(http://www.kbmaeil.com)

스마트세상은 누가 만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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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영국의 브리스톨이라는 도시를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회의장소인 브리스톨 대학으로 이동하는 중 택시기사님께 인사치레로 ‘브리스톨은 참 흥미로운 도시 같다’고 한마디 건네자 놀라운 대답이 돌아왔다.

“우리 브리스톨은 지금 런던을 능가하는 혁신적인 도시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브리스톨의 혁신을 위해 시의회와 브리스톨 대학이 시민들과 함께 정말 많은 일을 하고 있거든요. 예를 들어….”

기사님의 이야기는 목적지에 도착하기까지 십 수분 간 길게 이어졌다. 브리스톨 시의회와 브리스톨 대학이 진행하고 있는 대표적인 스마트화 노력에 대한 기사님의 해박한 지식과 자긍심은 그저 우연이라기에는 놀라울 따름이었다. 혹시 브리스톨 대학 관계자가 아닌지 묻고 싶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어떻게 그렇게 잘 알고 계시는지 조심스레 물었다.

“운전을 하다 보면 사람들이 하는 얘기를 많이 들으니까요. 게다가 곳곳에서 도시 혁신을 위한 활동들이 수시로 진행되고 있으니 모를 수가 없지요….” 기사님의 당연하다는 듯한 답변에 우리는 말문이 막혔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 스마트시티의 성공 비결은 시민 참여를 통해 도출된 일상 속 해법이라는 점이다.’ 여느 보고서 속에서나 볼 수 있는 흔하디흔한 이 구절은 이번 영국 방문을 계기로 우리에게 새로운 발견의 대상이 되었다.

영국인들에게 스마트시티란 국가나 지자체가 ‘알아서’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 그들에게 스마트시티는 이제 구성원들이 직접 나서서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 당연한 도시 혁신활동 그 자체로 시민들의 일상에 깊숙이 자리잡게 되었다는 것. 그것을 택시기사님의 증언을 통해 새롭게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영국인에게 있어 과학기술은 그 역사를 자신들이 이끌어 왔다는 특별한 자긍심의 대상인 동시에, 누구나 쉽고 친근하게 대하는 대중문화의 일부’라는 요지의 논설을 읽은 것이 떠올라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예술에 대한 그들의 시각과 태도 역시 무관하지 않다. 대부분의 박물관과 미술관이 무료로 이용 가능한 영국. 그들에게 예술은 높은 곳에 걸어 두거나 유리 상자 안에 고이 모셔두고 멀찍이서 감상하는 경외의 대상이 아니다. 바로 가까이에서, 언제고 자유롭게 접할 수 있는, 일상 속에 녹아든 생활 그 자체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과학기술과 예술을 일상생활 그 자체로 만들어 버린 그들이기에, 영국인들은 자신들의 미래를 누군가 일방적으로 창조하도록 허용하지도, 유리상자 속 전시용 스마트 세상이 되게 내버려두고 뒤로 물러나 있지도 않았다. 스마트 세상도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손수 한번 만들어 보겠다며 직접 나서고 있는 것이다.

소위 ‘엄친아’와 비교 당하는 언짢은 마음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이 글을 통해서나마 우리 지역 시민들께도 슬쩍 한 번 부추겨 보고 싶다. 우리 모두가 실생활에서 제대로 써먹을 수 있는 진짜 스마트 세상을 만들기 위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라고 말이다.

포항공과대학교 미래도시연구센터 곽지영 교수

출처 : 경북매일(http://www.kbmaeil.com)

http://www.kbmaeil.com/news/articleView.html?idxno=835207

스마트 세상, 컵케이크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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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글로벌 IT 리더 기업들의 신제품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10, 11, 버전 숫자가 두 자릿수까지 올라가면서, ‘혁신’ 그 자체보다는 자연스러운 진화와 가성비를 통한 저변 확대에 방점을 두는 기업들. 발표회가 채 끝나기도 전, 리뷰어들은 ‘혁신은 없었다’, ‘특별함은 없었다’ 등의 싸늘한 반응들을 약속이나 한 듯 쏟아낸다.

IT 업계에서 흔히 쓰이는 용어 중에 기술 수용 주기(Technology Adoption Lifecycle)라는 것이 있다.

혁신 기술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시간차를 두고 확산돼 가는 것을 그래프로 표현하면 볼록한 종 모양의 곡선이 된다는 마케팅 이론으로, 제안한 사람의 이름을 붙여 로저스의 종(Rogers’ Bell Curve)으로도 불린다.

이 ‘로저스의 종’에는 캐즘(Chasm)이라는 작은 ‘틈’이 있다. 혁신적인 기술이나 제품이 출시 초기 시장에서는 어느 정도의 시장 반응을 보이지만, 그 후 수요가 일시적으로 멈추거나 후퇴하는 단절현상을 말한다. 호기심이 발동해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에 관심을 보이며 무조건 구매하는 사람은 극히 소수에 불과하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실용성이 확인될 때까지 기다린 후에야 구매를 시작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바로 이 ‘틈’에서 IT 업계 리더 기업들의 딜레마가 생긴다. 소위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들의 주목과 호응을 얻으려면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혁신적인 제품을 남보다 먼저 내놓아야 한다. 경쟁자보다 한발 늦으면 초기 시장에서의 입지를 빼앗긴다는 위기감에, ‘실용성’은커녕, 사용자의 기대치를 살필 겨를도 없이 쫓기듯 제품을 내놓아야 할 때도 있다. ‘실용’을 원하는 대다수 사용자의 마음을 제대로 못 읽고 결국 대중화에 실패하게 되는 ‘캐즘’. 출시가 늦어져 혁신에 실패하는 경우나, 서둘러 제품을 내놓느라 대다수의 기대치를 제대로 충족 못한 두 경우 모두, 제품개발 과정의 막대한 투자가 물거품으로 돌아가는 것은 마찬가지다. 기업은 혁신성과 대중성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선택상황에 놓이는 것이다.

그런 시행착오를 거친 후 IT업계가 터득한 것이 바로 ‘린(Lean=군더더기 없이 가벼운) 접근법’이다. 예를 들어, 시장에 내놓고 싶은 제품이 화려한 3단 웨딩 케이크라고 하자. 청사진은 3단 웨딩 케이크를 멋지게 그려 두되, 파티셰의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작은 ‘컵케이크’부터 만들어(Make), 먼저 손님들의 반응을 확인해보고(Check), 아니다 싶을 때는 보완책을 모색하여 고치는 것(Think)이 린 접근법의 핵심이다.

스마트 세상을 만드는 일은 비유하자면 3단 웨딩 케이크 만큼이나 복잡하고 많은 비용과 노력이 든다. 컵케이크부터 차근차근 키워 나가는 IT업계의 린 접근법이 스마트 세상을 사람들의 마음속으로 안내해 줄 것이다.

 

포스텍 미래도시 연구센터 곽지영 교수

출처 : 경북매일(http://www.kbmaeil.com)

http://www.kbmaeil.com/news/articleView.html?idxno=826536

도시의 영웅 탄생을 방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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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 경찰, 군인, 구급요원, 응급의료 종사자 등등. 공공의 안전과 시민의 생명을 지켜내기 위해 자기 몸을 던져 위험을 상대하는 것이 일상인 사람들. 언론은 삶과 죽음의 현장에서 벌어진 그들의 영웅담을 생생하게 전하고, 우리는 그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린다.

매번 그런 데자뷰 같은 반복을 접하는 필자의 감정은 이내 수치심으로 이어진다. 사명감으로 빛나는 제복 뒤에 가려져 미처 못 볼 수 있겠으나 그들은 우리 부모이고, 형제자매이고, 귀한 자식들이다. 국가와 도시 시스템이 취약하여 우리 가족인 그들을 자꾸만 순직하는 ‘도시 영웅’으로 만들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후배들 볼 면목이 없다.

물론 국가 차원의 노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국토부는 2022년까지 전국 80개 이상 지자체에 스마트시티 통합 플랫폼과 도시 안전망 서비스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마트시티 통합 플랫폼은 관내 CCTV 영상, 교통, 기상, 시설물 정보 등 도시의 안전 상황을 한곳에서 모니터링하고 시청, 소방서, 경찰의 현장 대응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경북에서도 올해 구축이 완료된 포항과 경산을 시작으로, 2019년 새로 선정된 구미를 비롯해 김천, 영천, 안동, 울릉 등 여러 지자체가 다음 차례를 준비하고 있다. 통합플랫폼과 도시 안전망 서비스가 스마트시티 구현의 근간이긴 하지만 사람들의 기대치와 비교할 때 아직 첫 걸음마를 내딛은 정도에 불과하다. 예측불허, 위험천만인 삶과 죽음의 현장에서 사람들을 지켜내는 일을 믿고 맡기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라는 뜻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첨단의 정의를 갱신해가는 통신, 가전제품이나 엔터테인먼트 분야와 비교할 때, 공공안전 분야의 스마트화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은 반성해야할 일이다.

그래서 필자는 미래의 도시, 스마트시티 구축에서 우리가 가장 정성을 쏟아야 할 분야가 바로 안전이라 믿는다. 도시의 바람직한 미래에는 기술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위험 상황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사람들은 절대 없어야하기 때문이다.

조용히 눈을 감고 우리가 기대하는 미래의 모습을 다시 한 번 그려본다.

일반 가정을 비롯한 도시의 모든 건물에는 위험감지와 자기방어를 위한 지능형 장치가 마련되고, 유사시 그 장치의 모니터링과 제어가 원격으로도 가능하게 서로 연결된다. 집집마다 설치된 화재경보기와 소화기는 이제 상황을 스스로 감지해 자율적으로 동작하고 중앙 시스템에 상황을 알릴 줄도 아는 ‘스마트’ 버전으로 바뀐다.

재난현장의 소방관은 스마트 안전장치로 철저하게 보호받는다. 각종 센서를 통해 수집된 현장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분석되고, 혼합현실 장치를 통해 구조자의 위치와 안전한 이동 루트 등 현장 대응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받으며 효과적으로 임무를 수행한다. 상황실에서는 소방관들의 실시간 위치와 그들의 생체 데이터를 모니터링하며 만약의 위험상황에 2중, 3중으로 대비한다. 그 꿈속 도시는 스마트 기술의 가장 큰 특징인 연결성과 지능화를 통해 스스로의 안전을 지켜낼 수 있도록 변모하여 시민들과 안전요원 모두를 위한 진정한 안전망이 된다. 그래서 그곳에서는 이제 더 이상 도시 영웅의 희생에 슬퍼하고 미안해할 일은 없다.

포항공대 미래도시 연구센터 곽지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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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경북매일(http://www.kbmaeil.com)

경북, 포항, 포스텍 스마트시티 융합가치 창출 본격화… 경북 스마트시티 연구 거점센터 개소식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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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상북도, 포항시, 포스텍의 합작으로 설립되는경북 스마트시티 연구 거점센터가 오는 4 16일 오후 2시 포스코국제관 대회의실에서 개소식을 개최하고, 스마트시티 융합가치 창출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본 거점센터는사람 중심의 스마트시티 시스템을 목표로, 경북 스마트시티 전략의 컨트롤 타워와 시민이 체감하는 미래 도시 기술 실험실의 역할을 하는 한 편, 스마트 시티즌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과 핵심기술 사업화의 창구가 될 예정이다. IoT(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블록체인 등 스마트시티 요소기술을 활용한 스타트업, 관련 연구를 진행하는 교수 및 학생, 경상북도 도민이 만나는 열린 협력의 장()으로 자리매김한다. 이는 그간 포스텍이 표방해 온 미래도시를 통한 대학의 가치창출, 대학과 지역사회의 동반 성장 의지 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곽지영 센터장(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과거에는 스마트시티를 도시 건설 기술이나 도시 문제 해결, 사회 복지의 수단으로 보고 기술/디바이스/솔루션에 집중하다 보니 시민 체감도와 사업모델 발굴 등에 어려움이 많았다. 관점을 바꾸어 스마트시티를 서비스와 생태계를 포함하는 하나의 산업으로 보게 되면, 지역의 안전, 경제 부흥, 그리고 주민 삶의 질을 높이는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도시의 주인인 시민과 지자체, 혁신의 주체로서 대학, 그리고 산업화를 담당하는 기업의 협력이 가장 중요하다. 앞으로 경북 스마트시티 연구 거점센터를 통해 지역과 산업, 대학이 시민 중심의 도시를 만들기 위해 한 마음으로 협력하는 모습을 기대해 주시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본 연구센터는 크게 연구개발과 교육/인력양성의 두개 사업 부문으로 운영된다. 연구개발 부문에서는 스마스시티 구현의 핵심이 공유/개방/참여형 도시 운영과 데이터 기반의 지능형 도시 계획이라고 보고 이를 지원하는 플랫폼을 개발한다. 또한, 시민 누구나 스마트시티 기술의 개발과 활용에 동참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실습형 열린 교육의 장을 마련한다. 지역 대학생 및 청년층을 대상으로 리더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공무원을 대상으로 스마트시티 전문가 및 경영자를 양성하는 과정이 설계 중에 있다. 연구 뿐 아니라 인력양성에 가중치를 둠으로써사람 중심 융합가치의 창출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개소식에도 이러한 센터의 철학과 방향성이 고스란히 반영되었다. 포럼과 토론의 형식으로 센터의 개소를 선포하는 것이다. 센터장이 직접 본 센터의 발전방향 및 계획을 발표하는 한 편, 포스텍 정완균 부총장은스마트시티 가치창출을 위한 대학의 역할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였다. 또한, 팬타시큐리티 이석우 대표는기업가의 눈으로 본 스마트시티라는 주제로 기업을 대표해 발표하였다. 이후에는 오픈 토크, 네트워킹 등을 통해 참석자 모두가 스마트시티 구현을 위한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자율적으로 의견을 교류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본 개소식은 4 16일 화요일 오후 2시부터 4 15분까지 포스코국제관 대회의실에서 진행되었다.

 

 

스마트시티와 합창의 닮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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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학에는 독특한 전통이 있다. 선배 교수님들의 정년퇴임식 자리에서 교수합창단이 축하공연을 하는 것이다. 내가 학부시절 합창단이었다는 것을 아시는 교수님의 권유로 뒤늦게 합창단에 합류하게 된 터라 그것이 언제 어떻게 생긴 전통인지는 잘 모른다. 하지만 두어 차례 공연에 참여해 보니, 퇴임을 맞으신 스승이자 선배 교수님들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어 더 없이 좋은 일이라 생각됐다.

2019년 정년퇴임식을 며칠 앞둔 어느 날, 교수합창단 연습 일정 공지도 함께 날아들었다. 내 일정표를 보니 개강 첫 주에다 여러 일들이 겹친 소위 ‘지옥 주간’이라, 연습 시간을 비우는 것이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학부시절 지도교수께서 정년퇴임을 맞으시는 자리라, 며칠간 일정 몇 개를 무리해 앞당겨 소화한 후 겨우 참석할 수 있었다.

실은 나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연구에 밤낮이 없으면서도 공연 일정이 잡히면 어떻게든 시간을 내어 모이는 단원들. 좋은 소리를 기대하는 열정에 비해 연습 시간은 언제나 턱없이 부족하다. 짧은 준비 시간을 알차게 활용하여 최대 효율을 내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할까. 서로의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는 스스로 부족한 부분은 파트별 가이드 음원을 들으며 혼자라도 틈틈이 익힌 후 연습에 임해야 한다.

혼자 연습할 때나 파트 연습에서는 언제나 뭔가 부족한 내 목소리가 언짢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모든 파트가 모여 다 같이 한번 불러 보고 나면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는 화음에 스스로 놀라 기분이 좋아진다. 각자의 목소리는 온데간데 없고, 우리 모두의 머리 위에서 동그랗게 하나로 모아진 화음만이 지휘자의 지휘봉 끝자락을 따라 춤을 춘다.

학부 시절부터 합창 동아리 활동을 했으니 합창단 경력이 내 연구 경력보다 더 길다고 우스갯소리를 하곤 한다. 생각해 보면 내가 취미로서 좋아하는 합창과 연구 분야로서 좋아하는 스마트시티 사이에는 묘하게 닮은 구석이 있다.

첫째, 당연하지만 어쩌면 가장 중요한 것은 혼자서는 절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둘째, 개개인의 소리가 함께 어우러지면 1+1은 2가 아니라 화음이라는 시너지가 더해져 그 이상이 된다. 셋째, 단원 개개인의 음악적 기교나 성량이 아니라 전체 소리의 어울림이 새로운 성공의 지표가 된다. 넷째, 청중의 입장에서 듣기 좋은 소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곡의 큰 그림을 보는 유능한 지휘자가 필요하다. 다섯째, 단원들은 자기 소리에만 열중해서는 안 되며, 옆 사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서로 눈빛과 호흡을 맞춰야 한다. 여섯째, 그렇게 잘 만들어진 합창의 화음은 화려한 아리아보다 더 강하고 긴 여운을 단원들 모두와 청중의 가슴속에 남긴다.

스마트시티도 마찬가지다. 첫째, 인공지능, 블록체인, IoT, 빅데이터 등 소위 4차 산업혁명의 시대 영웅으로 떠오른 그 어느 기술도 단독으로는 스마트한 세상을 절대 만들 수 없다. 둘째, 이들 기술이 함께 활용되면 1+1은 2가 아니라 시너지가 더해져 그 이상이 된다. 셋째, 스마트시티의 성공 지표는 특정 기술의 우수성이 아니라 전체의 조화와 그것이 가져올 시민 혜택에 있다. 넷째, 시민이 체감할 도시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큰 그림을 보는 유능한 지휘자가 필요하다. 다섯째, 도시를 구성하는 제품과 서비스, 기술은 단독(Stand-alone)으로만 존재해서는 안되며, 전체가 하나의 시스템을 이뤄야 한다. 그렇게 잘 만들어진 스마트시티여야만 그 구성원인 정부, 시민, 민간 기업 모두의 공감대를 얻어낼 수 있다.

한주 간 무리하게 일정을 소화한 탓에 좀 힘겨웠는지, 다음날은 코피로 하루를 열었다. 지혈하려 휴지를 코에 말아 넣으면서도 연신 합창곡 마지막 소절을 흥얼거린다. ‘오늘 이렇게 멋진 날에~’ 스마트 세상에서는 사람들이 그렇게 아침마다 웃으며 콧노래를 부르게 되길 간절히 빈다.

포항공대 미래도시 연구센터 곽지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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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경북매일(http://www.kbmaeil.com)

  • 등록일 2019.03.04 20:15
  • 게재일 2019.03.05

포스텍-연세대 미래도시 분과 협력 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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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8일과 12일 연세대 미래도시 분과 임윤묵 교수님께서 방문하셔서 1박 2일동안 미래도시 연구센터 교수님들과 세미나 및다양한 교류의 장을 가졌습니다.

  • 1회 미래 도시 연구 포럼 진행

목적: 포스텍연세대 미래도시 분야 연구 교류, 협력 과제 도출

일시: ’19.2.8~9  |  장소: 포스텍 미래도시연구센터

하루아침에 되는 스마트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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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스마트시티에 대한 기업인 대상 강의 때 일이다. 어느 분이 미세먼지 문제 좀 싹 해결해 주는 스마트 솔루션은 왜 아직 없냐고 가벼운 질타까지 느껴지는 질문을 하셨다. 우리가 스마트시티를 해야 하는 이유는 도시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을 제시하기 때문이라고 설명 드렸으니 그런 질문을 하실 법도 하다. 서정주 시인 말씀대로 국화꽃 한 송이를 제대로 피우기 위해서도 봄부터 울어줄 소쩍새와 먹구름 속 천둥이 필요한 것처럼, 스마트 기술을 통한 문제 해결 역시 단숨에 되는 것은 아니고 쉬운 것부터 시작해 단계별로 업그레이드시켜 가야한다고 답변 드렸지만 그 순간 복잡한 심정이 됐다. 그 질문이 꼭 ‘미세먼지가 이 지경이 될 때까지 뭐했느냐’는 핀잔처럼 들려 과학기술인을 대표해 사과라도 드리고 싶은 심정이었달까.

‘삼한사미’가 ‘삼한사온’을 대신하게 되었다니 시쳇말로 참 웃프다. 말만 들어도 벌벌 떨리게 맹위를 떨치던 한반도 터줏대감 동장군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삼한사온은 한겨울 강추위에 지친 사람들에게 잠시 숨 돌리고 바깥 활동 좀 하라고 동장군이 통 큰 아량을 베푼 건데, 그 자리를 뜨내기 불청객 미세먼지가 떡하니 차지해 버렸으니 말이다.

미세먼지로 인해 우리 일상에는 고민과 결정의 순간이 현저히 늘었다. 미세먼지가 무섭다고 실내 환기를 안 할 수도 없고, 답답한 집안 공기를 참아야할지 창문을 열어야할지, 또 언제 창문을 열면 그나마 덜 해로울지를 고민해야한다. 모처럼의 주말, 집안에만 틀어박혀 있기는 싫은데, 바깥나들이는 설레기보다는 망설여지는 일이 되어 버렸고, 언제, 어디로 가야 그나마 덜 해로울지를 고민하게 됐다. 그런 고민과 결정의 순간 사람들의 손에는 언제나 스마트폰이 들려져 있다. 사람들은 스마트폰 첫 화면에 받아둔 미세먼지 앱(App)을 습관처럼 열어보고 시시때때로 달라지는 미세먼지 수치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자기 행동까지 결정하게 되었다. 스마트 기술은 사용자의 위치에 따라 보다 정확한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하고 그 수치를 스마트폰 앱을 통해 알려주는 일을 한다. 스마트의 단계 중에는 가장 기본적인 ‘초등’ 수준의 솔루션으로, 미세먼지 상태에 따라 사용자 스스로 바람직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돕는 전문 상담 창구 같은 역할이라 할 수 있다.

초등 수준이 On-demand형의 수동적 솔루션이라면, 중등 수준은 그간 축적해 둔 사용자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좀 더 적극적으로 사용자의 생활에 개입하기 시작한다. 사람들이 무심코 하는 행동들을 모니터링하면서 가벼운 조언을 해 주는 ‘측근’같은 역할이랄까. 출근길, 등굣길에 마스크가 꼭 필요하다고 알려주거나 가족 나들이는 실내가 좋겠다거나, 귀가 후 손과 눈을 씻으라든가, 쇼핑할 때는 미세먼지 줄임 효과가 큰 제품을 사도록 슬쩍 조언한다든가…. 문제는 듣기 좋은 꽃노래도 한 두 번이라는 점이다. 오늘 처음 만난, 나에 대해 전혀 모르는 상담 창구 직원이 어설프게 내 행동에 이런 저런 조언을 하려 드는 것을 상상해 보라. 끝까지 듣지도 않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버릴 것이다. 스마트 기술이 소위 ‘듣보잡’잔소리쟁이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사용자와의 신뢰를 쌓는 것이 우선이다. 사용자와 스마트기술이 서로를 알아가는 데에는 누군가를 측근으로 여기게 될 정도의 그만큼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최고 수준의 스마트 단계는 비유하자면 ‘도와줘요, 슈퍼맨!’을 외치면 ‘짠’ 하고 나타날 법한 문제 해결 영웅이다. 그 영웅은 일일이 물어보지 않고도 사용자의 건강상태와 생활 패턴에 딱 맞춘 쾌적한 환경을 ‘알아서’ 설정해주고 미세먼지는 물론 에너지절약, 사용자의 편리와 비용절약까지 한 번에 다 잡아 줄 것이라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언젠가 우리 곁에 찾아올 진정한 문제 해결 영웅을 고대하며, 과학기술인들은 오늘도 국화꽃을 피워낼 소쩍새와 천둥을 상대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출처 : 경북매일(http://www.kbmaeil.com) 곽지영

http://www.kbmaeil.com/news/articleView.html?idxno=803880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게 진짜 스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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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어리바리해서는 밥도 못 먹겠네….’ 얼마 전 집 근처 마트 식당가에서 주문 카운터가 있어야 할 자리에 사람 대신 무인기계가 놓여 있는 것을 보신 이모가 툭 한마디 하셨다. 공교롭게도 그 며칠 후 ‘무인계산대 시대, 무엇을 눌러야할지 몰라 쩔쩔매는 노인들’, ‘무인 주문·계산기 들여놓자 발길 끊은 60대 단골들’ 등의 기사들이 쏟아졌다.

액티브 시니어. 요즘 웬만한 60·70대 어른들은 ‘노인’이라는 표현이 어울리지 않아 새로 쓰게 된 말이다. 은퇴 후에도 적극적인 소비와 취미, 여가 생활을 즐기며, 최신 상품들을 젊은이들보다 더 빨리 사서 써보는 ‘얼리어답터’ 어르신들도 적지 않다. 그래서 기업들은 수년 전부터 액티브 시니어를 신소비층으로 주목하며 시니어 특화 상품과 서비스를 앞다투어 개발해 시장에 내놓았다.

요즘 들어 어느 분야에서나 ‘사람 중심’이라는 말을 쉽게 들을 수 있어 반갑다. 그러나 정작 그 ‘사람 중심’이 정확히 무엇이고 어떻게 만들지에 대해 함께 얘기해 주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이 함정이랄까. 사용자 중심의 제품과 서비스 디자인은 그 제품을 쓸 사람이 누구이고, 어떤 특성을 갖고 있는지 찬찬히 살피고 그들의 필요를 공감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마트에 식사하러 오는 대세 고객들은 누구인지, 무엇을 즐기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불편한 것은 무엇인지 등을 제대로 고민하다 보면 기계 앞에서 진땀을 빼게 하는 가짜 스마트가 아니라 만족스러워 다시 오고 싶게 하는 사람 중심의 진짜 스마트의 아이디어가 보상처럼 주어진다.

마트 식당가에서는 임시방편으로 무인 기계 옆에 주문을 도와 줄 사람을 보조로 세워뒀다. 하지만 애초에 사용자의 마음을 제대로 읽지 못해 잘못 만든 인터페이스가 문제였기 때문에 이것은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이 익숙해질 것이라 기대한다면 오산이다. 한번 부정적인 경험을 하게된 사용자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기왕 커다란 디스플레이가 있는데 그 앞에서 조그마한 스마트폰 화면처럼 한참을 뭔가 찾아다니며 몇 단계를 눌러 들어가야 주문할 수 있게 만든 것이 과연 정답이었을까? 차라리 사진앨범처럼 식당가의 모든 메뉴 사진을 한 화면에 쭉 나열해 두고 선택하게 했다면 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쉽게 쓸 수 있지 않았을까? 음식 견본 진열대 앞에 간단한 QR코드나 태그(Tag)를 붙여두고 카페 진동벨이나 스마트폰 스캔으로 바로 주문이 된다면 무인기계 앞에서 진땀 흘리며 메뉴를 고르느라 대기 줄이 길어지는 일은 없지 않을까? 스마트폰 앱을 이용하는 단골손님은 굳이 무인기계 앞에 줄 서지 않고 자리에 편하게 앉아 ‘지난번과 같은 메뉴’를 주문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지금이라도 사용자의 생각을 제대로 읽어서 사용자 중심으로 다시 만들어야 한다.

스마트의 중심이 사람에서 멀어지면 무인계산대처럼 소위 ‘솔루션’이라는 이름을 달고 사람들이 제대로 쓰지도 못할 기기와 서비스들이 대거 쏟아져 나와 사람들을 당황하게 할 것이다. 사람들이 뭘 원하는지에 대한 제대로 된 고찰없이 대충 만들어진 어설픈 ‘솔루션’들은 세상에 쓰레기를 투척하고 악취를 뿜어내는 공해유발 행위와 다를 바 없다. 어설픈 스마트의 사례들이 하나 둘 쓰레기처럼 쌓여 스마트 전체에 대한 불신과 외면을 부를 것이다.

스마트 세상을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실감할 수 있는, 그래서 그들의 마음을 살 수 있는 ‘진짜’ 스마트가 무엇일지를 고민하는 일이다. ‘나에게 세상을 구하기 위한 딱 1시간이 주어진다면, 문제가 무엇인지 정의하는 데 55분의 시간을 쓰고, 해결책을 찾는 데 나머지 5분을 쓸 것이다’라고 한 아인슈타인 박사의 맞장구가 그래서 든든하다.

출처 : 경북매일(http://www.kbmaeil.com) 곽지영

http://www.kbmaeil.com/news/articleView.html?idxno=802523